블레이드 러너 인간성 잃은 인간들에게

폭발음과 함께 땅이 흔들리고 시커먼 재가 하늘을 뒤덮은 뒤 지구는 푸른 구석을 모두 잃었다. 인간은 자신의 손으로 부순 지구를 수십 년에 걸쳐 복원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인류애와 온정 대신 과학과 기술만 남아 있는 세상. 여러 가지 위험하고 힘든 일을 대신 해주는 상대로서 인간들은 마치 ‘인간 같은 것’을 만들기로 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레플리컨트(Replicant)였다. 따뜻한 피와 부드러운 살을 가진 사람들은 인간의 배에서 나오지 않았다는 점과 지정된 수명만이 자연스럽게 태어난 인간과 다르다. 이는 곧 자유의지를 갖고 사는 생명체임을 의미한다.’레플리컨트’ 플리스, 로이 착취당하기 위해 태어난 레플리컨트에는 생산되는 순간부터 4년의 수명이 주어진다. 군사, 노동, 암살, 성욕 해소 등 다양한 용도로 제조된 이들은 식민지 화성에서 사용된다. 복제품 역시 감정을 가진 존재라 기쁨과 슬픔을 느끼고 서로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생산 후 여러 경험을 통해 점차 자신의 삶이 소중해진 이들 중 몇몇은 수명을 연장할 것을 요구하며 착취당하는 환경에서 탈출을 시도하는데, 이러한 복제품을 사냥해 처리하는 자들이 바로 블레이드 러너들이다.’블레이드 러너’ 데커드 영화 <블레이드 러너> 속 인간은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는 듯한 모습으로 묘사된다. 작중 탈출한 레플리카트의 처리를 지시받은 퇴역 블레이드 러너데커드는 그동안 자신의 손으로 수많은 레플리카들의 숨을 막아왔다. 종종 죄책감에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하지만 여전히 이들을 겨냥한 총구에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다. 복제품 제조회사의 타이렐 사장은 그들의 생산과 착취로부터 막대한 부를 얻고 있다. 또 보통 사람들은 복제품을 스킨잡(Skinjob)이라는 별칭으로 부르며 이들을 배제한다.’레플리카’ 레이첼 인간과 대비되는 레플리카들은 생존 욕구와 감정을 갖고 있다. 원래 이들은 생산 이전의 기억이나 삶의 경험이 없기 때문에 공감 능력이 다소 떨어지고 일부 상황에 대한 반응도 보통 인간과 다르다. 하지만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제품 생산을 모토로 하는 제조사에 의해 가짜 기억이 주입되기도 해 점점 더 완전한 인간의 조건을 갖추게 된다. 스스로가 인간이라고 믿어온 레플리카 레이첼은 자신의 정체를 깨닫고 큰 충격에 빠지지만, 데카드와의 감정을 발전시키고 이를 극복하는 모습도 보인다. 쓰러져 있는 플리스를 발견한 연인 로이 역시 강렬한 슬픔과 분노에 휩싸이며 복수심을 불태우는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하지만 나중에 자신을 죽이려 했던 데카드를 구하는 등 실제 인간의 잔혹한 행동과는 반대되는 길을 걷는다.왼쪽부터< 멋진 신세계>-오르 다스, 헉슬리/<아일랜드(2005)><블레이드 러너>와 비슷한 메시지를 담은 소설< 멋진 신세계>에서도 기피 직업군의 인력 충당을 위한 인간을 생산할 때 유전자를 일부러 조작한다.<블레이드 러너>속의 레프리캉토 수명 제한은< 멋진 신세계>의 하위 계층 유전자 조작과 세뇌, 마소 공급과 유사한 장치이다.만일 부정적 감정을 봉쇄하는 소마가 들어가지 않고 혁명이라도 일으킨 날은 블레이드 러너들이 레프리캉토을 제거하도록 정부가 그들을 학살할 것이다.영화 『 아일랜드 』에서는 복제 인간들을 타워에 가두는 그곳을 지구에서 마지막 남은 안전 지대에 사기.그리고 유전자의 옛 주인에 복제 인간의 장기와 아이를 주고 시신을 처리하는 비인간적 착취한다.지구에 잠입한 복제품들처럼, 타워를 탈출하고 살아남으려는 복제 인간들을 맹렬히 뒤쫓는 인간들의 무자비한 모습은 생명력이 아니라 죽음의 개념과 어울린다.이처럼 잔혹한 인간에 의해서 목적을 가지고 만든 자들은 쓸모가 없어지거나 목적에서 벗어나서 행동하는 순간에 제거된다.”공포 속에서 사는 기분은 어떻게?그게 바로 노예의 인생이다.” 쫓고 쫓기던 상황이 역전되는 바람에 하마터면 옥상에 매달린 데 카드에 로이는 이렇게 말한다.그리고 그는 대전 카드를 위험에서 구해낸다.인간을 닮게 만든 여러가지로 인간성을 상실한 인간.어느 쪽이 더”진짜 인간”에 가깝다고 생각하는가?취재 박종원 기자 편집김 최 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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